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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랑수기공모전 입선 작품(효실천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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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푸르름으로 덮어 자연의 위대함과 자연의 법칙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6월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덥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3월 추위가 아직 제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 것 같아 어깨를 손으로 감싸봅니다.

어릴적 겨울이면 “왜 이렇게 목덜미가 서늘한지 모르겠다”. 하시면서 목도리에 털모자까지 쓰고 다니셨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한쪽다리와 한쪽 팔이 온전하지 않아 지금까지 장애자로 살으셨던 어머니의 삶이 이제 생각하니 어찌 그리 위대하신지요?

6남매를 한쪽 팔과 다리로 키우셨던 어머니의 억척이 지금 세상에서 6남매 모두 탄탄하게 자리매김 했던 이유가 되었습니다.

어릴적 동네 친구들이 어머니 걸음걸이를 흉내내어 “재네 엄마 이렇게 걷는다? 하면서 놀렸던 친굴 한 대 쥐어박고 오히려 그 친구에게 엄청나게 얻어 맞았던 기억도 이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된다고 하더니 내 나이 48세가 되어 어머니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 가슴에 재생되어 저를 서글프게 합니다.

어머니,

아주 오래전 목욕탕에 함께가서 어머니의 등 뒤가 빨갛게 상처 난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등이 왜 이러냐고? 했을 때 어머니는 등이 가려워서 한쪽 손으로 긁다보니 피가 났다고 하셨었죠. 제가 요즘 등이 가려워 손톱으로 긁다가 피가 납니다. 저는 두 손으로 긁으니 좀더 수월했겟죠. 저는 몰랐어요. 왜 등이 가려운지를....하지만 지금은 알았습니다. 내가 늙어간다는 것을...

그 때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과 신체 변화에 힘들어 하는 어머니를 알았더라면 어머니께 위로의 말이라도 해 드리고, 수분과 보습제로 마사지라도 해드렸을 텐데 왜 그땐 몰랐을까요?

어머니, 어머니, 애타게 부르짖어도 제 옆에 계시지 않은 어머니의 채취를 느껴보고자 애를 씁니다.

어릴 적 오후 한낮 졸음에 못 이겨 어머니의 무릎을 베게 삼아 잠을 청할 때면 어머니의 파자마에서 매캐한 마늘 냄새가 역하여 얼굴을 찡그렸었죠 지금 그 냄새도 그립습니다.

어머니를 가장 가슴 아프게 했던 것은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는 과정에서 어머님의 반대가 매우 심하여 제가 단식투쟁에 들어갔던 일입니다. 어머니께서 반대하는 이유는 시아주버님이 뇌성마비로 1급 장애자이고, 시아버님은 뇌졸중으로 거동을 하지 못하는 극한 상황에 막내 딸이 맏며느리 역할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어머니를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게 울면서 이러셨죠 “ 네 엄마도 장애자로 너를 힘들게 했는데 시집가서도 평생 두 사람의 장애자를 네가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데...”라고 하시면서 나는 싫다 하셨었죠. 그땐 왜 몰랐을까요? 어머니의 말씀을...

1990년 5월 5일 결혼식 날부터 지금까지 힘든 결혼생활을 하면서 어머니께서 반대하셨던 이유를 새록새록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딸 만큼은 나처럼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2년전 제가 대수술을 하고 회복이 되지 않아 학교에 병가처리를 하고 몸조리를 하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담가주신 깍두기와 열무김치 맛이 그리워 아픈 몸으로 재료를 사다가 어머니 흉내를 내 보았지만 옛날의 그 맛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지금 80세가 훌쩍 넘어 하루하루 힘든 힘든 병고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어머니께 투정 할 수도 없고 김치를 담가달라고 조를 수도 없는 상황이 제겐 가장 아쉬울 따름입니다.

오래전 어머니께서 일을 하시다가 한숨을 쉬시면서 인생의 힘겨움을 토로했을 때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제가 너무 어렸었나봅니다. 제가 지금 지금 딸아이 앞에서 삶의 힘겨움을 토로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왜 그땐 몰랐을까요?

지금은 그 이유를 알았지만 빡빡한 직장생활에 주말이면 집안일 하느라 지쳐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못난 자식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지금이라도 제 옆에 모셔두고 어머니의 가려운 등을 긁어드리는 막내딸이 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제 형편이 저를 더 슬프게 하는군요. 지금까지 어머니 가슴 한구석에 파란 멍 자국을 남긴 철없는 막내딸이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며, 사랑한다는 말도 더불어 전합니다. 어머니의 은혜를 이 세상 다할 때까지 제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두어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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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7일

막내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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